바깥 풍경이 빠른 속도로 지나쳐갔다. 마구 밟고 있는 차의 조수석에서 아카시는 무표정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아무리 사람이 없는 도로라고는 하지만 진작에 고속 딱지가 몇번이고 붙었을 것이다. 그러나 동요하지 않는아카시를 흘낏 쳐다 본 운전석의 내쉬 골드 주니어가 칫, 혀를 차고는 더욱 속도를 올렸다. 하지만 아카시는 눈 하나 깜박하지 않았다. 먼저 두 손을 ...
붉은 머리의 소년이 이쪽을 보며 수줍은 듯 웃었다. 풋풋하다. 아카시 가의 후계자. 도련님. 우등생. 니지무라 자신에게 농구부 부장 자리를 물려받아도 잘 해내겠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티를 낸 생각은 없었다. 다만 아카시는 머리 회전이 좋으니까 알아챌 수도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고 있었다. "…불안해?" "아니요." 뭔가, 무언가,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
"어─이─" 굵다란 목소리가 들려온다. 니지무라의 막 꾸고 있던 꿈에서 흐드러지게 웃던 소녀가 굵직한 목소리를 냈다. 악몽이랄 것까지는 아니지만 어쩐지 이상한 꿈이 되어버린 탓에 신음을 냈다. 옆옆자리에서 책을 읽던 동급생이 보란듯이 얼굴으 ㄹ찌푸리고 노려보았지만, 책에 얼굴을 쳐박고 잠들어 있는 니지무라는 전혀 눈치채지 못 했다. "이거참, 니지무라!" ...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더듬더듬 옆자리를 만지고 동거인의 부재를 확인한다. 부은 눈으로 제대로 뜨여지지 않는 시야에 빛을 넣으면 화장실에서 인기척이 났다. 니지무라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쏴아하는 물소리가 났다. 니지무라는 침대에서 구르듯이 내려와 암막커튼을 걷었다. 햇살이 비치자 그제서야 겨우 잠이 깨는 느낌이 들었다. 니지무라는 하품을 하면서 자신도 화장...
"치히로, 좋아해." "…뭐?" 차가운 물에 적신 타올을 얼굴 위로 올려 땀을 식힌 채 체육관에 드러누워 있었다. 갑자기 들린 목소리에 저도 모르게 타올을 잡아채 벗고 목소리의 주인을 찾았다. "좋아해, 치히로." 아카시가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헛소리냐." "이상하네, 이렇게 말하면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목소리의 주인인 아카시 세이...
하암, 작게 하품 소리가 들렸다. 비몽사몽 간에 소리가 난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아카시가 셔츠를 갖춰 입고 있었다. 알몸에 셔츠. 눈에 독이다. 화난다. 덮쳐줄까 생각했지만 그러면 저 녀석 밑에 일하는 사람들이 더 큰일 나지 싶어 대신 머리맡에 놓아둔 카메라를 잡았다. 크고 무겁고 검다. 내가 설정을 어떻게 해놨더라 고민하다가 고개를 살짝 떨구고 나른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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