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고 있었다. 창 밖은 온통 회색빛이었다. 니지무라는 후즐근하고 목이 늘어난 흰티를 입고 아침 설거지를 하며 그 풍경을 바라보았다. 사실, 풍경이라고 하기에도 묘했다. 누군가는 그런 광경에서도 무언가를 찾아낼지도 몰랐지만, 솔직히 니지무라는 그런 타입은 아니었다. 니지무라는 늘어져라 하품을 하며 그릇을 정리하고 자신의 좁은 집을 바라보았다. 이내 한...
*일본 편의점 사정 모릅니다. "그럼 다음 2군 시합에는 아오미네와 쿠로코를 내보내시는거군요." "그래그래, 두 사람이 일단 연계가 제일 잘 되니 갈고 닦으라는 의도겠지." 새까만 어둠이 내린 날, 니지무라와 아카시는 함께 길을 걷고 있었다. 여름날이지만 밤이라 그런지 의외로 추웠다. 하지만 둘 중 누구도 걸음을 빨리 하지는 않았다. 전철역까지 이 짧은 시...
*태비님 썰 일부 차용했습니다. 내쉬는 기묘한 위화감에 잠에서 깼다. 잠에서 깬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왜 깼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파악하지 못 했다. 하지만 이내 지끈지끈 아파오는 관자놀이에 어젯밤의 기억이 조금씩 떠올랐다. 독한 위스키를 물처럼 벌컥벌컥 들이켰던 어젯밤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미 내기를 시작하기 전에 반쯤 취해 있었다. 그건 상대...
아카시는 고양이 같았다. 새초롬히 올라간 눈꼬리와 눈을 깜박이지 않고 쳐다보는 시선, 그리고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바라보는 버릇. 그 모습이 예쁘다고 생각했다. 둘만의 시간 때 멍하니 있는 아카시의 모습을 입을 비죽이며 바라보는 게 기다려졌다. 둘만의 시간이라고는 해도 그냥 단순히 훈련일지를 적는 시간이었지만. 아카시는 1학년─같은 학년의 리더이기도 했으므...
"읏챠." 나도 이제 늙었어, 절로 그런 푸념이 흘러나왔다. 니지무라는 전 가게에서 니지무라를 귀여워 하던 단골 손님이 보내준 개업 축하 화관을 옮겼다. 미국에서 2년, 긴자에서 5년. 니지무라는 특유의 성실함과 포용력으로 연상의 손님들에게 인기가 좋았었다. 도쿄 번화가라기에는 조금 떨어진 조용한 주택가에 처음 차린 니지무라만의 성은 손님이 세명 정도 들어...
*원작 날조 있습니다. *기존 종교를 모독하려는 의도는 아닙니다만, 신도분께서 보시면 불쾌하실 수 있으니 클린덕질을 위해 서로 스루합시다. 아카시 가는 보기 드물게 신을 믿는 신자였다. 거의 대부분이 토착 종교인 신토를 믿고 있는 (본인들은 종교가 없고 절기마다 전통에 따라 신사에 가는 것 뿐이라고는 하지만 그게 바로 모태종교의 모습이라는 걸 모르는걸까?)...
*오레보쿠, 보쿠오레 리버시블. *성관계는 맺지 않는 가족애 정도이긴 하지만 불편하신 분들은 주의해주세요. "젠장, 아카시 세이쥬로!" "형이라고 불러, 세이." 똑같은 얼굴. 똑같은 붉은 머리카락. 차이점은 한쪽이 오드아이라는 것 뿐이었다. 그걸 제외하면 한쪽은 정원의 티테이블에 앉아 티타임을 즐기고 있다는 것과 다른 쪽은 그 앞에 서서 상대에게 버럭 화...
[오늘 학교는 결석이라는게야.] [아니아니아니, 신쨩! 갑자기 무슨 말이야? 그럴 거면 하루 전에는 말해줘! 난 이미 출발했다고!] 그런 라인 교환이 있었더랬다. 슈토쿠 고교 2학년, 농구부 소속 레귤러, 타카오 카즈나리. 원래도 웃음이 많다거나 친화력이 좋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자주 듣고 있지만 이건 정말 너무 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핳하하하하하하...
*태비님, 온님과 함께 푼 썰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선천적인 남성 임신이 가능한 세계관 입니다. 오메가버스를 생각한 것은 아니나, 그렇게 생각하고 읽어주셔도 상관없습니다. 와카야마의 어느 작은 마을. 십여년 전 마을에 새로 종합쇼핑몰이 들어온 후 마을 상가가 죽은 것까지 평범한 수순을 밟은 곳이다. 대규모 자본을 낀 종합쇼핑몰이 들어서는 것은 대세에...
*대2x고3 "─…." "뭐라고?" 어두운 밤, 한창 침대에 기대 라노베를 읽고 있던 마유즈미가 침대 위에서 중얼거리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하지만 상대는 여전히 새근새근 포근한 표정으로 잠들어 있었다. 또 잠꼬대인가. 익숙한 상황에 그렇게 생각한 마유즈미가 다시 자세를 돌려 침대에 기댔다. 아카시는 잠을 옅게 자는 건지 아니면 체질인건지 잠꼬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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